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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0 03:44

드림캐스트 '부팅 디스크' 사건일지

이하의 내용은 드림캐스트가 차세대 게임기 대접을 받던 2000년 중반, 독일 해커들의 작품인 '부팅 디스크'가 등장하면서 벌어진 사건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쓴 글입니다.  참고로 본 게시물은 소재의 특성상 인터넷의 관련 사이트에 존재하는 HTML 문서에 기술된 내용을 인용하고 있으며, 본문에서 언급한 특정 인물이나 단체 (예 : 유토피아 / 칼리스토)에 대한 설명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이 모두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요.  




드림캐스트 "부팅 디스크 (DC BootCD)" 사건일지




※ 드림캐스트용 '부팅 디스크'란?

드림캐스트용 '부팅 디스크' (또는 '부트 디스크')는 「드림캐스트에서 불법복제 게임 소프트를 강제로 구동시키기 위해, 해커(Hacker)들이 제작한 이미지 파일을 포함하고 있는 CD (컴팩트 디스크)」를 가리킵니다.  때에 따라서 이 CD는 드림캐스트 소프트웨어의 국가코드를 해제하는 수단  -  DVD 플레이어의 코드 프리 (Region Free)와 동일한 기능  -  중 하나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드림캐스트 원본 GD-ROM의 데이터 파일을 수록한 복사 CD를 플레이하고자 할 때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1. 사건의 배경 (1999.10 ~ 2000.6)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드림캐스트는 여러 언론매체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불법복제로부터 가장 안전한 게임기였지만, 이런 수식어는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항상 자신들의 실력을 과시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해커들에게, 일반 CD-ROM // DVD-ROM 드라이브에 디스크를 넣었을 경우 게임 데이터를 전혀 인식할 수 없는 드림캐스트 GD-ROM은 그들의 흥미를 끌기 충분한 물건이었으니까요.  게다가 드림캐스트는 MS의 Windows CE와 호환성을 가진 제품인데다 인터넷에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 덕분에 가지고 놀기에는 딱 좋은 물건이었다는 것도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 앞에는 난관이 하나 놓여있었습니다.  드림캐스트용 GD-ROM은 일반 광학 드라이브 (ODD, Optical Disc Drive)에서 인식할 수 없는 물건이라는게 문제였죠.  일단 내용물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프로텍트를 깨던가 말던가 할텐데, 이건 파일 리스트조차 뜨지 않으니 그들로서도 답답한 노릇이었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드림캐스트 게임 개발사로부터 SDK  -  Software Development Kit : 소프트 제작 키트, 즉 '게임 개발 프로그램 + 개발 기자재'를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  를 입수하던가, 아니면 그들이 가장 구하기 쉬운 GD-ROM 드라이브인 드림캐스트 자체에서 파일을 추출하던가, 방법은 둘 중 하나였습니다.  이 중에서 후자에 속하는 물건을 만들어낸 사람은 개인 사이트 '드림캐스트 프로그래밍 (Dreamcast Programming)'의 운영자인 마커스(Marcus)라는 인물이었습니다.


마커스의 PC 시리얼 어댑터

※ 마커스 홈페이지의 자작 시리얼 어댑터 사진.  일본 DC소프트 '기동전함 나데시코'가 눈에 띕니다.


마커스는 드림캐스트 - 네오지오 포켓 링크 케이블과 9핀 커넥터, 그리고 간단한 회로 기판 (PCB)을 가지고 드림캐스트와 PC를 연결하는 「PC시리얼 어댑터 (PC Serial Adaptor)」을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이와 비슷한 용도를 자랑하는 제품으로는 가끔 야후 옥션에도 올라오는 「DC 코더스 케이블 (DC Coders Cable)」이 있는데, 드림캐스트 통신용 전화모뎀  -  일본, 유럽 드캐는 33.6kbps // 미국 드캐는 56.6kbps  -  의 무서울만큼 느린 속도로 GD-ROM의 이미지 파일을 추출해내기 위해 만든 케이블입니다.  드림캐스트 개발툴을 입수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일반 DC 유저들이 주로 활용했던 물건이며, 이걸 통해서 평균적으로 984MB에 달하는 드림캐스트 게임 압축 데이터 이미지를 빼내려면 거의 하루가 걸린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삽질 기기의 대명사」입니다.  세가에서 BBA (브로드밴드 어댑터)를 발매하기 전까지는 이 제품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죠.  


DC 코더스 케이블

※ 위의 사진 속 물건이 '디씨 코더스 케이블 (DC Coder's Cable)' 입니다.


하지만 스피드 자체가 생명인 해커들에게 저런 끔찍한 통신 속도는 시간낭비를 의미했습니다.  GD-ROM 드라이브만 구하면 문제의 디스크 내용을 직접 볼 수 있는데 뭐하러 그런 삽질을 하겠습니까.  보다 빠르고 확실한 쪽을 선호하던 이들은 2000년초에 GD-ROM 드라이브를 손에 넣는데 성공했고, 여기에는 최초로 드림캐스트 보안 장치를 뚫는데 성공한 **해커 그룹 「유토피아」와 '부팅 디스크 + 게임 디스크' 이미지 파일을 하나로 합치는데 막대한 공을 세운 그룹「칼리스토」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제가 크래커 대신 해커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로 드림캐스트가 뚫렸다 (Hacked)는 사실을 보도한 영어권 언론 매체들은 모두 해커 (Hacker)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특정 사례나 인물을 지칭할 경우 한가지 단어만을 사용하는 쪽이 글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헷갈릴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커와 크래커의 의미, 그리고 그 차이점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한 글을 원하신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시기 바랍니다.

안철수연구소 사이트에 있는 관련 문서 (링크)


드림캐스트 해킹 분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두 그룹 중 먼저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것은 유토피아였습니다.  독일 출신의 컴퓨터 실력자로 구성되었으며, 이름 자체가 반어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 친구들은  2000년 6월 23일을 기해 자신들의 이름을 딴 드림캐스트용 「유토피아 부팅 디스크 (Utopia Boot CD)」와 700MB 분량의 공CD에 들어갈 정도의 용량에 맞춘 일본 테크모(Tecmo)社의 북미판 DC 게임 「데드 오어 얼라이브 2 (DEAD OR ALIVE 2)」를 인터넷에 올리는 것으로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유토피아 부팅CD 1.1버전 표지

※ 2000년 6월 당시 유토피아가 발표한 부팅CD 파일에 포함되어 있던 디스크 자켓 이미지.


GD-ROM 프로텍트가 깨졌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저 역시 그 당시의 일을 잊을 수가 없네요.  드림캐스트를 2000년 5월 9일에 구입했고, 이 소식을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은 시기가 DC를 구입한 지 두달이 채 되지 않은 6월 말의 일이었으니 그 충격파와 파급속도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북미판 '데드 오어 얼라이브2' 를 플레이하기 위해서 일본 버전 드림캐스트에 모드칩(Modchip)을 장착한 사람들의 반응 또한 남달랐습니다.  (북미판 드림캐스트 소프트 DOA2 발매일은 미국 기준으로 2000년 3월 14일이었습니다)  용산 전자 상가에서 북미판 DOA2를 비싸게 구입한 후 추가로 비용을 들여가며 모드칩까지 달았건만, 불과 세달 뒤에 유토피아가 이 원자폭탄 같은 소식을 터뜨렸으니 그들의 분노는 옆에서 지켜 보던 제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DC를 가진 모든 분들이 그랬던건 아니겠지만, 그 당시 대한민국에서 드림캐스트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 대부분은 정품 소프트를 좋아서 산게 아니라, 복사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정품 DC 게임을 살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는 점, 이거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거든요.

    ** 모드칩 (Mod Chip // Modification Chip)
    우리나라에서는 '복사칩'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물건입니다.  비디오게임 분야에 주로 쓰이며, 특정 게임기에서 국가코드가 다른 게임  -  일본 DC에서 유럽판 소프트를 플레이하는 경우 등  -  을 구동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합니다만, 대상 기종에 따라서 불법복제 디스크를 정품 소프트로 인식하게끔 만드는 기능을 가진 칩들도 다수 있습니다.  비디오게임 역사상 가장 유명세를 떨친 모드칩은 플레이스테이션2용으로 등장했던 「메시아 (Messiah)」였는데, 폴란드 공과 대학생 2명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는 짓만 놓고 봤을때 디스토피아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법한 해커그룹 유토피아는 자신들의 연구결과(?)인 부팅CD를 올린 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몇가지 드림캐스트 게임들을 방출 (release)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부팅 CD 파일만을 먼저 올린 다음, 사람들의 반응을 즐기면서 2~3시간 간격으로 게임 파일을 1개씩 따로 업로드한겁니다.  이게 거짓말이 아니라는걸 증명하듯이 말이죠.  이 날 유토피아가 인터넷에 배포한 DC 게임들은 맨 먼저 등장했던 DOA2를 비롯, 「F1 월드 그랑프리」, 「**소울 칼리버 (유럽판)」, 「레지던트 이블 : 코드 베로니카」까지 모두 합해 4개...  성인 포르노 사이트들이 온라인 상거래의 새 장을 열었다면, 유토피아는 본의 아니게 밀레니엄 시대 개막과 함께 와레즈 (WAREZ) 사이트 붐을 일으킨 장본인 중 하나로 주목받는 몸이 되었습니다.  요즘 하는 말로 '새로운 인터넷 스타'가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 '소울 칼리버' 유럽판 복사
    「소울 칼리버」복사CD를 플레이하려고 하면 TV화면이 어지럽게 위 아래로 왔다갔다하면서 주파수 선택 메뉴가 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유토피아 친구들이 리핑한 원본 소울칼리버가 유럽버전 (TV 주파방식 PAL)이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부팅 파일을 게임 CD와 일체화시킨 칼리스토의 또 다른 소울칼리버 불법복제품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디스크에 수록된 데이터는 유토피아가 처음 리핑했던 데이터를 그대로 쓰는 바람에 셀프 부팅 버전에도 주파수 선택 메뉴화면은 계승(?)되었습니다.  웃지 못할 일화죠.

그러나 이 소식에 발칵 뒤집어진 곳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드림캐스트 사업의 장본인인 세가 (SEGA)였습니다.  그렇잖아도 이 일이 터지기 세달 전인 2000년 3월 4일에 SCE (Sony Computer Entertainment Inc.)가 일본에서 PS2를 발매한 후, 판매 개시 사흘만에 80만대 돌파 기록을 세우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일본 세가의 충격은 누구보다도 더했을겁니다.  게다가 부팅 디스크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간 과정 (인터넷 쇼핑몰 / 오프라인 상점 등등)이 필요한 모드칩과 달리, 인터넷과 연결된 PC만 있다면 누구나 손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저작권 침해 사례와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느새 2010년을 바라보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지만, 밀레니엄과 Y2K 같은 단어들이 유행하던 그 당시에는 확실히 충격적인 사건이었죠.



2.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이 번다 (2000.6.23 ~)



유토피아는 자신들이 하고픈 말을 부팅 이미지 파일과 같이 압축한 NFO파일에 넣어놨는데, 이를 잠시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 내용 전체를 옮긴건 아니고, 일부만 따로 인용합니다)


Finally, though noone really expect it, we made your dreams come true:  Dreamcast BootCD Ver.1.1 - boot copies and imports on a NON-chiped (!) standard consumer model.  Don't get on our nerves asking for copies, we will release a couple of games during next weeks, so just stay tuned for some more releases from your favourite console group :)

정말로 가능할거라고 기대한 사람들은 없었지만, 우리는 여러분의 꿈을 실현시켰습니다. :  드림캐스트 부트CD V1.1 -- 모드칩을 달지 않은 드림캐스트에서 복사게임 CD와 해외판 소프트를 구동할 수 있습니다.  복사 게임 요청은 거절합니다.  (그런 일로) 우리 신경 건드려봤자 좋을거 없습니다.  다음주 중에 게임들을 몇개 더 배포할 예정이니, 여러분은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 계세요.

** "개별적인 요청은 짜증나니까 받지 않는다.  그러니까 주는 대로 받아먹어라"라는 이야기입니다.


Copies so far available (지금까지 나와있는 복사게임들) :

- Dead or Alive 2 (about to be released within the next few hours)  : 데드 오어 얼라이브 2
- Soul Calibur : 소울 칼리버
- F1 GP : F1 그랑프리
- Resident Evil : Code Veronica - 레지던트 이블 : 코드 베로니카


최초의 부팅CD 이미지파일은 디스크저글러 (Discjuggler) 형식의 cdi 파일 하나 뿐이었지만, 다른 CD레코딩 프로그램인 네로(NERO) 사용자들의 불평이 계속되는 바람에 유토피아는 며칠 후 네로 이미지 파일(*.nrg)로 변환한 부팅CD 1.1 버전을 다시 공개합니다.  두번째로 배포된 이미지 파일에는 처음 넣었던 nfo 파일 대신 텍스트 파일이 들어있으며, 이 파일을 열어보면 전에 없던 문장들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PS. Don't be a looser by selling dreamcast copied games.  
Don't use the work of good guys to make your business !


덧붙여서 : 드림캐스트 복사게임을 파는 비굴한 사람은 되지 맙시다.  
선량한 우리들이 만든 작품을 당신네 장삿속에 이용하지 말란 말입니다!


** 본문에는 looser라고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loser가 맞습니다.  
     유토피아가 흥분해서 오타를 낸건지도...;;


이 정도면 적반하장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봤자 세가 관계자들 입장에서 봤을때는 저작권 침해사범의 헛소리에 불과하니까요.


부팅CD 판매용 버전

※ 그래도 팔 사람들은 다 팝니다.  그 정도도 예상 못했다면 유토피아는 세상 물정 모르는 친구들입니다.


유토피아의 소망(?)대로 「선량하기 짝이 없는」 그들의 작품을 상업적 용도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2003년까지 활발하게 운영되다가 지금은 망해서 없어진 미국 게임 웹진, 「게이머웹 닷 컴 (GamerWeb.Com)」이 보도한 자료에 나왔던 것으로, 지금까지 제 하드디스크 한 구석에서 자고 있다가 이번 글을 쓰면서 뛰쳐나온 이미지 파일입니다.  사진을 보면 레코딩 분량이 4MB밖에 되지 않는 일반 공CD에 예쁜(?) 프린팅까지 입혀서 판매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판매자는 「**레벨 식스 닷컴」으로 되어있군요.

    ** 레벨 식스 닷 컴 (levelsix.com : 1999 ~ 2004)
    레벨식스 닷컴은 한때 '미국의 **릭상(力生)'을 자처하던 일본 비디오게임 구매대행 사이트입니다.  하지만 2004년 11월, 몇몇 고객들이 주문한 코나미의 댄스댄스 레볼루션 (Dance Dance Revolution // DDR) 전용 발판 (매트)을 구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내용의 공개사과문을 올린것을 시작으로, 이들의 구매대행 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말았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상도라 할 수 있는 환불조치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은 높아졌고,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운영자가 잠적하여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지요.  그 날 이후 모든 거래가 완전히 중단된 상태로 2년간 사이트가 표류하던 끝에, 나중에는 카지노에서 사용하는 포커 칩(chip) 생산업체가 이 도메인을 구입하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됩니다.    


    ** 릭상 (力生 // Lik-Sang.com // 홍콩의 유명 비디오게임 구매대행 사이트, 1999 ~ 2006)
    18세기 중반 아편전쟁으로 인해 약 150년간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1997년...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기에 조용히 등장한 비디오게임 구매대행 사이트입니다.  일본과 가까운 홍콩의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먼저 나오는 비디오게임 소프트를 미국과 유럽의 고객들에게 판매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들은 드림캐스트 부팅 CD를 비롯, DC 코더스 케이블과 Windows CE 파일을 일부 개조해서 만든 드림캐스트용 MPEG-1 플레이어 파일 등, 본업인 '소프트 + 게임기 본체 판매' 외에도 여러가지 부가기능을 가진 비디오게임 관련 상품을 같이 취급하여 「게임기 개조 관련 제품의 명가 (?)」로 거듭나게 됩니다.  (2003년 6월, 이미 생산이 중단된 드림캐스트에 액정 LCD 스크린을 부착한 휴대용 드림캐스트 모델, '트림캐스트 // Treamcast'를 판매한 장본인이 바로 릭상이었습니다.  똑같은 이름을 가진 대만산 비순정품 주변기기 '트림캐스트 VGA 박스'와 혼동하시면 안됩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물건입니다.)  하지만 게임보이 어드밴스(GBA)용 「닥터 GBA」를 취급하다 닌텐도에게 소송을 당해서 2003년 홍콩법원으로부터 64만 5천 홍콩달러 (645,000 HKD = 한화 약 7천 8백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에야 판매를 중단했던 일과, 공개적으로 PS2용 모드칩을 판매하다가 법정까지 가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끝에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소니와 합의를 본 일화가 말해주듯, 이 친구들은 배짱도 두둑했습니다.  그러다가  2006년 10월, 「아시아 지역에 유통되는 소니 PSP를 유럽 소비자들에게 판매한 행위는 위법」이라는 영국 런던 고등법원의 판결과 함께 사이트 강제 폐쇄 명령이 떨어지면서 릭상 닷컴은 최후를 맞이합니다.

릭상의 유언

※ 2006년 12월 2일의 릭상 홈페이지.  3년간 계속된 소니의 '릭상 제거작전'은 드디어 성공을 거뒀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용산 등지에서 5천원대의 가격으로 드림캐스트 복사 CD와 부팅 CD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드림캐스트 정품 GD-ROM에 대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정품을 살 생각이 없던 사람들의 복사 CD 구입 러쉬가 시작된거죠.  반대로 사람들이 많이 사갈것이라 믿고 용산 도소매점에서 대량으로 들여놨던 일부 DC 정품게임들은 유토피아의 직격탄을 맞아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는, 실로 믿기 힘든 현상이 잠깐 벌어졌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바가지 씌우기로 유명한 바로 그 「용산」에서 말입니다.  
  

『 **사쿠라대전1 정품 찾는 사람?  없어.  보면 알겠지만 이거 밀봉이야.  2만원에 줄께.  어때? 』
- (2000년 8월, 용산 모 게임샵에서 가게 사장님과 실제로 나눴던 대화)


    ** 드림캐스트판 사쿠라대전1 (サクラ大戦1) 일반판
    2000년 5월 25일 일본발매 // 당시 가격 4,800엔 (일본내 소비세 5% 제외가격)

    사쿠라대전1의 가격하락요인은 복합적이었습니다.  일단 1996년에 나왔던 새턴판과 비교해서 달라진 부분이 거의 없었고, 시리즈의 신작도 아니었기에 드림캐스트 버전이 가지는 유일한 장점은 오직 「DC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새턴때부터 워낙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던 게임이었기에 용산 상인들로서는 '그래도 혹시...'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겠죠.  여기에 유토피아의 부팅CD와 복사 게임 배포 소식이 작렬하면서 정품 게임을 찾던 사람들의 절반 이상을 돌아서게 만들어버렸고, 결국 「셴무 1장 요코즈카」이후 용산 전체가 계산 착오를 일으켰던 두번째 사례는 사쿠라대전1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잊어선 안될 것이 있습니다.  어차피 당시의 용산은 복사로 먹고 살던 곳이었으며, 복사만큼 그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물건은 없다는 그 이중적인 사실 말입니다.


비록 일부 소프트에 한정되는 일이긴 했으나 이런 가격 하락의 원인 중 하나가 부팅 CD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유토피아 본인들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그들이 남긴 업적(?)은 그동안 이런 시기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드림캐스트 복사게임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 이 일로 인해 부팅 CD를 판매 품목에 추가할 기회를 잡은 '레벨식스 닷컴'이나 '릭상' 같은 온라인 쇼핑몰, 그리고 마진이 높은 복사 CD를 팔 수 있게 된 용산 전자 상가 상인들이야말로 유토피아 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라는 점에서, 진정한 의미의 패자 (loser)는 다름아닌 유토피아 자신이었습니다.  



3. 세가의 선전포고 (2000.6.30)



유토피아 덕분에 신규(?) 상품을 취급하게 된 일부 상인들이 앉아서 돈을 벌고 있는 동안,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인 세가는 돌을 씹은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경쟁상대인 소니의 PS2도 신경써야 할 판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독자적인 매체라서 불법복제가 불가능하다'고 장담했던 야마하社의 GD-ROM까지 속수무책으로 무너졌으니 악몽이 따로 없었죠.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세가는 사건이 터진 지 1주일이 지난 2000년 6월 30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각종 언론 매체와 접촉하면서 진화작업을 펼칩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하드웨어 차원의 대응책  -  MILCD 비대응 드림캐스트 제작  -  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던 일본 세가를 대신해서, 미국 세가 관계자들이 언론 플레이에 나섰다는 점입니다.


The industry's trade association estimated that $3.2 billion was lost to illegal copying of games in 1998, the last full year for which estimates are available, although not all of this was online-based piracy.  Sega says it will take action against Web sites and other venues that distribute unauthorized copies of its games, as well as make whatever software or hardware modifications are needed to block the copying process.

"As far as we're concerned, this is an issue that is no longer the case," said Charles Bellfield, director of communications for Sega. "We have made changes to our tool set to make sure it's no longer possible.  Pirating software is illegal, we will vigorously defend our software and content."



미국 산업 무역협회는 1998년도에 불법복제 게임으로 인한 피해액이 32억 달러  -  한화 약 3조 2천억원 : 이 수치는 98년도의 미국 원/달러 환율이 IMF시기와 맞물려서 폭등했을 당시의 기준을 반영한 것으로, 1달러를 천원으로 가정했을때의 이야기입니다  -   에 달하는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의 불법복제 행위를 제외시킨다 하더라도 지난 한해동안 업계가 당한 피해액은 98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세가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개조에 대해 필요하다면 복사 과정 자체를 막는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고,  자사가 허락하지 않은 복사 게임들을 유통시키는 웹사이트와 그밖에 이와 관련된 범죄 행위 모두에 대해서 대응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가 신경쓰고 있는 이상 이번 일은 더 이상 문제될게 없습니다"  미국 세가 (SEGA of America) 홍보 담당 이사인 찰스 벨필드의 말이다.  "세가에서는 앞으로 그런 일이 불가능하도록 사용중인 장비들을 모두 교체했습니다.  소프트 복제행위는 비합법적인 행위이며, 우리는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컨텐츠를 방어하는데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 2000. 6. 30   CoreMagazine.com Interview with Charles Bellfield (SEGA of America)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을 만한 사건이 터지면, 일단 사실을 부인하고 문제 없다는 발언으로 무마하는 것이 기업들의 일반적인 외부 문제 대응방식이다 보니, 당시 미국 세가의 대외 홍보 담당 이사였던 '찰스 벨필드'  -  그는 몇달 후 미국 세가의 부사장 (Vice President)으로 승진합니다  -  의 발언은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회사들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뻔한 이야기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터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2005년에 운영을 중단한 북미지역 사이트, 「익스트림 하드웨어 닷넷 (xtremehw.net)」이 2000년 7월 7일 보도했던 내용으로, 본 인터뷰는 해당 사이트 운영진이 질문을 하면 익명을 요구한 미국 세가 관계자가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런 기사의 특성상 「인터뷰 내용의 진위여부」에 대해서는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 편의상 질문자 이니셜을 'Q' / 답변자 이니셜을 'A'로 표시하겠습니다.
** 우리말로 옮긴 문장 중 '괄호 ( )'안에 포함된 내용은 제가 임의로 집어넣은 것으로, 일종의 주석입니다.
**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일부 질문은 해석 과정에서 제외시켰습니다.  
** 해석하기 애매모호한 문장들은 그냥 제 마음대로 처리했습니다.  오역은 반드시 지적해주십시오.



Q)  The software fix....uhm...when was this implemented? Before or after Utopia's Boot Loader?
  
A)  After.

  
Q)  (찰스 벨필드氏가 말했던 소프트웨어 복사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기술적 조치를 취한 시기가 언제입니까?  유토피아의 부트 로더가 나오기 이전인가요 아니면 그 이후인가요?

A)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이었죠.


Q)  What reactions did people at Sega have when they first learned of this boot loader that's been released..capable of loading imports and CD-R's..
  
A)  Most people have modchips anyway, so on the executive level I'm sure there was cause for concern, but otherwise it was expected.


Q)  해외판 소프트 (일본 / 유럽의 DC 소프트)와 일반 복사씨디 (CD-R)를 돌릴 수 있는 부트 로더가 나왔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때, 당시 세가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A)  많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드림캐스트에 모드칩을 장착한 상황이라, 회사 윗분들 (=임원급)도 이게 우려할만한 수준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지, 진짜로 그런 물건이 나올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겁니다.


Q)  Sega said that 100,000 to 200,000 units only were capable of being able to use Utopia's boot loader. True or false?
  
A)  Officially not sure, but in my experience false.


Q)  세가 측에서는 미국에서 판매된 드림캐스트 중에서 오직 10만대 ~ 20만대 정도만이 유토피아의 부트 로더를 구동시킬 수 있다고 하던데요.  믿어도 되는 이야기입니까?

A)  공식적으로는 확신할 수 없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Q)  That's what I found out also. Why would Sega say such a thing if it wasn't true?
  
A)  To make light of the issue..


Q)  저도 그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세가는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겁니까?

A)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겠죠.


Q)  In your opinion, officially or not, do you think Utopia's boot loader has incurred stronger sales within the last two weeks?
  
A)  I have watched the different IRC channels and I constantly see people saying they went out and bought a dreamcast because of this, so I would say yes.


Q)  사측의 공식 입장은 제쳐두고 당신의 개인적인 시각으로 봤을때, '유토피아 부트 로더'가 지난 2주일 동안 드림캐스트 판매량을 상승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십니까?    

A)  (지난 2주간) 저는 다른 IRC채널들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부트 로더가 나왔기 때문에」 드림캐스트를 구입했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빈번하게 목격했습니다.  그러니 그 질문에는 '예'라고 답할 수 밖에 없겠군요.
  

Q)  So in general, there has been higher sales...is Sega happy or unhappy overall about this?
  
A)  I think neither, we all expected it eventually, maybe not this early in the game though.


Q)  보통 판매량이 증가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기뻐하는게 정상이지만)...  세가는 이번 일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아니면 악재로 보고 있습니까?

A)  전 양쪽 다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원들 모두가 언젠가는 당연히 그렇게 될거라고 예상했으니까요.  그래도 이렇게 빨리 무너질 줄은 몰랐습니다.

  
Q)  Would you attribute the phenomenal success of the Sony Playstation to it's virtually non-existent piracy protection?
  
A)  I would think that its continued ability to increase sales long after its launch would in part have to be attributed to its "security".


Q)  소니 플레이스테이션1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소프트웨어 쪽 '불법복제 방지장치'의 부재(不在) 덕분이라고 보십니까?
  
A)  PS1이 (오래전에 발매된 게임기인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높은 판매량을 고수할 수 있는 것은, 게임기 자체의 '보안성' 덕을 어느 정도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PS2의 일본 발매일은 2000년 3월 4일 (세계최초)이며, 북미지역 발매일은 같은 해 10월 26일입니다.  이 인터뷰는 소니가 미국에서 PS2를 발매하기 3달 전에 나왔다는 점에 주의하십시오.  질문자가 던진 질문 (직구)도 대박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애매모호하게 받아친 (번트?!) 세가 직원도 보통이 아니군요.


Q)  So wouldn't Sega like to follow suit and have the same success that Sony has enjoyed so much?
  
A)  I think that Sega is to "proud", and would like to be the first to beat the piracy, but I doubt it'll happen.


Q)  그렇다면 세가는 지금 소니가 만끽하고 있는 '성공 (=대박 신화)'을 쫓아갈 생각이 없는 겁니까?

A)  세가는 자존심 차원에서, 불법복제 시도를 근절한 최초의 기업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긴 어려울거라 봅니다.
  

Q)  Why do you doubt it?
  
A)  The company is trying to be innovative by moving into the online arena, but that opens the flood gates even more.


Q)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A)  세가는 사업의 초점을 온라인 플레이에 두는 것으로 혁신을 꾀하고 있지만, 그건 결과적으로 더욱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수문을 여는 것과 마찬가지니까요.


Q)  Did you help implement the new security fix on the software side of the Dreamcast?
  
A)   No.

  
Q)  드림캐스트의 소프트웨어 쪽 보안결함에 대한 수정작업이 불법 복제 방지 차원에서 도움이 될거라고 보십니까?

A)  아니요.


Q)  Do you know how it was implemented?
  
A)  No.  I just talked to one of the guys that was working on it.


Q)  그게 어떤 식으로 구현된 기술인지 혹시 알고 계십니까?

A)  모르겠습니다.  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직원 중 한명과 이야기를 나눈 것 뿐입니다.  

  
Q)  What did he say?
  
A)  Just that they had a fix for that method of copying game images.


Q)  그 사람이 뭐라고 하던가요?

A)  게임 이미지 파일을 복사하는 방식에 약간의 수정을 가했다고만 했습니다.
  

Q)  What "method of copying"?
  
A)  That I don't know.


Q)  그 "복사 방식"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그건 저도 모릅니다.


Q)  So are all old games copyable?
  
A)  I would only be assuming.


Q)  그럼 패치 이전에 나온 예전 게임들은 모두 불법복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까?

A)  그 이야기는 그저 추측일 뿐입니다.

  
Q)  Are they actively **persuing, lawfully, all entities involved with Utopia and Kalisto?
  
A)  Haven't heard anything of that nature yet.

  
Q)  세가는 법을 동원해서 유토피아 / 칼리스토와 관계가 있는 모든 단체를 추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A)  그에 대해서는 아직 들은 바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 그런 단체가 존재하는 지의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 'persuing'은 'pursuing'의 오타 같습니다만, 확실하진 않습니다.  실제로 'persuing'으로 미국 웹에서 검색을 해보면 꽤 많은 예문이 쏟아져 나오거든요.  그러나 제가 가진 영한사전에는 'persue'라는 단어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둘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오타이거나, 아니면 신조어거나.

  
Q)  Have you personally tried a copy of the boot loader/downloaded game on a new machine that's supposedly fixed?
  
A)  I saw it done by other employees.........I think they were the ones that initiated the fix though.


Q)  보안문제가 해결된 새 드림캐스트에서 부트로더와 다운로드한 불법복제 게임 이미지파일을 실행시켜 본 적이 있습니까?  사적으로 말이죠.

A)  다른 직원들이 테스트 차원에서 실행하는 모습을 본 적은 있습니다.  보안 문제에 대한 수정 작업을 막 시작했던 시기의 일이었습니다.


Q)  So do you think they succeeded?
  
A)  I believe in their ability, but I'm sure eventually another method of booting or copying will come about.


Q)  그럼 당신은 그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십니까?

A)  전 동료들의 능력을 믿습니다.  그러나 새로 수정한 보안장치를 무력화시킬 또 다른 부팅, 혹은 복사 방식이 조만간 등장할거라 확신합니다.

  
Q)  Do you think this would be somewhat of a cat and mouse with Sega and the Utopia's of the world?
  
A)  Probably.


Q)  지금 현실 속 세가와 유토피아의 관계가 꼭 '고양이와 쥐' 같다고 생각하진 않으십니까?

A)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Q)  With the X-Box and the Dolphin on the horizon, is Sega planning on a new console? Or are they putting their full weight behind the soon-to-be dated Dreamcast?
  
A)  They are putting a heft of money into the online portion of the Dreamcast, but there has been rumor of other system. Been quite secretive though.


Q)  엑스박스와 돌핀 (닌텐도 게임큐브의 개발 당시 코드네임)이 슬슬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세가는 새로운 게임기를 출시할 계획이 있습니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조만간 구닥다리 게임기로 전락할 드림캐스트에 모든 힘을 집중할 생각입니까?

A)  세가는 드림캐스트의 온라인 게임 분야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사의 신기종 발매 소식이 나올때마다 우리가 다른 게임기를 만들거라는 소문은 늘상 겪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이런 종류의 사안이 늘 그렇듯이, 회사 기밀사항이니까요.  
  

Q)  Was security a implemented feature in the Dreamcast, or was it there from the beginning?
  
A)  There are many security features in the Dreamcast, that will allow them to make future fixes.


Q)  드림캐스트에 적용한 보안 관련 패치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 기능이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새로 추가된 것인지, 아니면 드림캐스트를 처음 생산하던 시기부터 미리 이런 사태에 대비해서 존재하던 기능 중 하나인지 알고 싶습니다.

A)  드림캐스트는 보안 문제와 관련된 여러가지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새로운 복제 방지 장치를 적용시킬 수 있는 것도 다 그 덕분이죠.

    
Q)  Allow them to make future fixes? Can you elaborate on that?
  
A)  Don't really know the depth of that statement. Thats just what we have been told from day one.


Q)  그러니까 컴퓨터도 아닌 게임기 주제에 업데이트 적용이 가능하다구요?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A)  제가 한 말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방금 했던 말은 우리가 기자회견을 열었던 그 날부터 질리도록 반복했던 이야기입니다.

  
Q)  What's this about the Yamaha 400t that I've been hearing about so much lately? Does it have "copying" abilities?
  
A)  I don't think so, people think that only because its the drive the DC was based off of I think. But the dreamcast is far from that drive now.


Q)  그렇다면 이 문제는 어떻습니까?  요즘 자주 들리는 소문 중에는 야마하社의 CD-ROM 레코더 「400T」모델을 통해서 GD-ROM 복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A)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 제품이 드림캐스트 GD-ROM 드라이브의 초기 원형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자기 멋대로 그렇게 추측하는 것 뿐이죠.  그러나 현재 드림캐스트에 장착된 드라이브는 문제의 야마하 제품과 완전히 다른 모델입니다.
  

Q)  Rumour has it that the Yamaha 400t is what Kalisto is using.  They've managed to crack the firmware to read the game sector of the GD-Rom. Does this sound plausible?
  
A)  I guess..............I don't know enough about CD/GD hardware to know.


Q)  해커그룹 중 하나인 칼리스토가 사용했다고 밝힌 제품이 '야마하 400T'라고 합니다.  그들은 펌웨어를 크랙해서 원래는 읽을 수 없어야 정상인 GD-ROM의 게임 섹터를 읽어내는데 성공했다고 하던데요.  참 그럴듯한 이야기 아닙니까?

A)  글쎄요.....  전 CD나 GD 하드웨어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게 별로 없습니다.
  

Q)  Do you know of a way to copy GD-Roms?
  
A)  ** lol......with a GD Burner.


Q)  (그래도 명색이 세가 사원인만큼) GD-ROM을 복사하는 방법 정도는 알고 계실텐데요?

A)  (마구 웃으면서) ......  그거야 당연히 GD-ROM 라이터로 굽는거죠.

** lol  :  대문자로 쓸 경우 LOL // "laughing out loud" or "laugh out loud", "큰 소리로 웃는 모습"을 표현하는 웨스턴 피플의 이모티콘.  물론 드림캐스트 빠돌이인 제 눈에는 드캐 소프트 중 하나인 「 L.O.L (Lack of Love)」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Q)  What drive is currently in the Sega Dreamcast if it's not the Yamaha one like you said before?
  
A)  Not sure.


Q)  당신이 아까 말한대로 현재 세가 드림캐스트에 사용하는 드라이브가 야마하 제품이 아니라면, 지금은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A)  (전 그 쪽 담당이 아니라서) 모르겠습니다.


** 중간 대화 생략 **
  

Q)  Anything else you'd like to contribute to this? I mean, something to tell Utopia or Kalisto or any future Dreamcast groups?  Hints..warnings..advice..?
  
A)  I would just like to say that while I don't look down on those that "crack the games", I do despise those who try to sell them. And I'm sure that Sega will pursue all those attempting to sell illegal copies.


Q)  지금 하신 말씀에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까?  그러니까 제 말은, 유토피아나 칼리스토, 또는 언젠가 등장할 지도 모르는 드림캐스트 해킹 관련 그룹들을 향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겁니다.  실마리가 될만한 말이나 경고, 또는 충고라던가.

A)  그들에게 해주고픈 말은 이것 뿐입니다.  "게임의 불법복제 방지장치를 무력화시키는" 일련의 행위들을 좌시하지 않을거라는 사실 말이죠.  특히 전 (그 결과의 부산물인 불법복제 게임을) 다른 이들에게 파는 사람을 정말로 경멸합니다.  그리고 세가는 불법복제 게임을 판매하기 위한 모든 종류의 시도를 끝까지 추적하리라 확신합니다.
  

Q)  If someone is found with multiple ISO's, but no evidence of him selling the games or even making copies of the games to give out for free, is it likely he'll be thrown in jail/etc?
  
A)  They might be questioned just as to get to the source I would assume.


Q)  만약 여러개의 ISO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는데, 그가 불법복제 게임을 팔았다거나, 혹은 공짜로 배포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을 경우, 그 사람도 감옥에 갈 가능성이 있습니까?

A)  제 예상으로는.. 아마도 (경찰과 같은 관계기관으로부터) 그 원본을 입수하게 된 경로에 대해서 추궁당하지 않을까요?

- 2000.7.7   www.xtremehw.net/Dreamcast/interviewsega.shtml (Dead Link),  Interview with SEGA of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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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노
2008-03-20 13:47
뭔가 스릴러를 읽는 듯한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전문용어가 많아서 조금 어렵네요.^^; 위 내용을 보면 한가지 떠오르는게 '처음부터 MIL-CD를 차단했다면 드림캐스트는 성공했을까' 인데요. 설령 막았더라도 드캐의 미래는 지금과 마찬가지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포기가 조금은 더 늦춰졌을지도 모르지만요. 이미 드림캐스트는 시작부터 서드파티의 확보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었죠. 세가가 닌텐도나 소니보다 아주 뛰어나게 게임을 잘 만든 것도 아니고, 막강한 서드파티를 무조건적으로, 특히 RPG계열로 확보했어야 했는데.... 과거 게임기부터 드림캐스트까지 세가는 항상 RPG때문에 패배했었습니다. 드래곤퀘스트, 파이널판타지가 대표적인 패배요인이죠. 왜 매번 당하면서도 대책이 없었는지.....ㅠㅜ
백승훈
2008-03-20 17:50
대단히 잘해놓고, 당황하면 포크레인으로 삽을 푸는 세가 ㅜㅜ
강방호
2008-03-20 21:36
이세노님 // 전문용어를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했는데, 대체할만한 단어를 찾지 못해서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ㅠ_ㅠ 글이 너무 산만하게 진행되는 바람에 끝까지 읽으실 분들이 계실지 걱정하고 있었습니다만, 다 읽어보셨군요. 저도 이세노님 말씀처럼 '세가가 MIL-CD에 손대지 않았다 하더라도 실패하긴 매일 반이었을' 거라는데 동의합니다. 글을 급하게 끝맺는 바람에 결론이 제 의도와는 약간 다르게 나갔지만, 이 글을 쓰면서 제일 강조하고 싶었던 내용은 「드림캐스트 복사 CD는 알고보면 세가가 원인 제공자」라는 것, 하나 뿐이었거든요. 성공 여부와는 관계 없이 말입니다. 드림캐스트의 서드 파티 확보 문제는... 이미 PS1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배현호님이 좋은 글을 남겨주셨는데, 한 번 읽어보시겠습니까?^^ http://leadkun.tistory.com/514
강방호
2008-03-20 21:40
백승훈님 // 실로 적절한 비유입니다. ㅠ_ㅠ 세가 이 사람들은 잘 나가다가도 꼭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삽질을 감행하지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놈의 삽질 덕분에 드림캐스트와 죽자 살자 하는 처지가 되었다는 겁니다. 미워하자니 사랑스럽고, 예뻐해주자니 갑자기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고 모른 척 하기엔 걱정이 앞서는 존재라서... 이래저래 난감합니다.
최준희
2008-03-22 16:59
거의 논문 수준의 글이네요~b 생각같아서는 과거를 환기하는 차원에서 세가 사람들에게 번역해서 보여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강방호
2008-03-22 22:14
논문 수준이라고 하시니 부끄럽습니다. 이 글에서 논문하고 닮은 부분이 있다면 「여기저기에 널려있던 내용을 짜깁기 했다는거」, 하나 뿐인걸요. 특히 결론 부분을 남겨두고 갑자기 지겨워져서 막 갈겨쓰는 바람에,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고쳐 쓰고 싶지만 더 역효과가 날까봐 그냥 이대로 둘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OTL
송택인
2008-03-23 04:04
드림캐스트는 세가의 실수로 복사CD가 탄생했지만, 저는 드캐를 접하고 정품유저가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 합니다;
강방호
2008-03-23 12:02
저 역시 그렇습니다. 제가 정품 유저의 길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정품쪽이 보기에 좋다는 외관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GD-ROM 탓도 있습니다. 아케이드에서 이식된 게임들이라면 몰라도, 처음부터 드림캐스트용으로 나온 게임들은 복사와 정품의 차이가 너무 심하거든요. 제가 본문에서 '세가가가' 복사 CD를 예로 들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영상도 아니고, 엔딩과 관련된 동영상을 전부 지워버린 복사 CD는 처음 봤습니다. OTL 유토피아의 DOA2 복사가 나왔을때도 그 로딩 시간 때문에 충격을 받았지만, 세가가가 만큼은 아니었지요. 아니, 지울게 따로 있지 그런걸 지운답니까. 하여간 그 이후로는 복사CD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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