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3 03:51
H/W 11 : 드림캐스트 컨트롤 포트 청소하기
약 1개월하고 2주일에 이르는 기간 동안 업데이트를 완전히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작년 (2007년) 9월에 쓴 글이 거의 넉달 넘게 사이트 메인화면을 장식하는 사태가 벌어졌네요. 그래서 '오래된 게시물을 밀어내기 위한' 차원에서 짤막한 글을 하나 쓰려고 합니다. 본문에 쓰인 단어 수만 가지고 비교했을때, 아마도 가장 짧은 글이 될 확률이 높은 오늘의 이야기는 「드림캐스트 컨트롤 포트 청소」에 대한 겁니다. 그러고보니 2007년 초에도 비슷한 글 - 드림캐스트 렌즈 청소 - 을 쓴 적이 있었죠. 잘 생각해보면 신년을 시작함에 있어서 '청소'만큼 잘 어울리는 소재도 드물거든요.
** 드림캐스트의 부위별 명칭에 대한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H/W 2 : 드림캐스트의 부위별 명칭 (2005.07.11)」
H/W 11 : 드림캐스트 컨트롤 포트 청소하기

드림캐스트 컨트롤 포트 (=패드와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부위, A부터 D포트까지 드캐 1대당 4개의 포트가 있음)의 청소는 '드림캐스트 렌즈 청소법'과 마찬가지로, 게임기 본체를 분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하셔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일부러 컨트롤 포트가 포함된 '컨트롤러 보드'를 드캐 본체로부터 분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드림캐스트 본체를 붙들고 청소하는 것보다, 아예 컨트롤러 보드를 떼어내서 컨트롤 포트를 청소하는 쪽이 훨씬 편합니다. 』 개인차는 있겠지만 말이죠.
더군다나 2008년 현재 세가의 드림캐스트 애프터서비스 (A/S)는 이미 종료된 상황이며, 세가 측 부품 재고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드림캐스트 뿐만 아니라 몇몇 아케이드 기판에도 사용되는 GD-ROM 드라이브의 수리 조차 불가능하다는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드캐 분해에 도전해보시는건 어떻겠습니까. 특수한 형태의 나사 (볼트)를 사용하고 있어서 닌텐도 A/S 사업부 직원들이 쓰는 전용 드라이버가 없는 이상 본체에 손도 댈 수 없는 '닌텐도 64 (N64)'나 '게임큐브 (GameCube)'와 비교하면 드림캐스트는 분해 / 조립도 무척 간단합니다. 십자 (+) 드라이버 하나만 있으면 되니까요. 아, 물론 본체를 분해하실 경우에는 순서를 잘 기억해두셔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조립할 때 머리를 싸매는 사태를 피할 수 있습니다.
★ 기억의 재활용

위의 사진은 제가 예전에 작성했던 글, '드림캐스트 인사이드 1부 (드캐 분해기)'에 썼던 이미지입니다. 평평한 곳에 드림캐스트를 뒤집어 놓으면, 본체 플라스틱 케이스를 고정하고 있는 4개의 나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저 나사 중 1개는 드캐 본체의 모뎀 - 또는 BBA, LAN 어댑터, 모뎀 형태의 플라스틱 더미 - 을 분리한 상태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십시오. (본체를 뒤집기 전에 모뎀부터 먼저 떼어내셔야 합니다)

본체 바닥 쪽에 있는 나사 4개를 풀고 나면, 드캐 윗쪽 케이스를 들어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컨트롤러 유닛 (Controller Unit)'이라고 표시한 '컨트롤러 보드 (서브 보드)'쪽을 주의해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컨트롤러 보드의 분리 절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컨트롤러 보드 오른쪽에 연결된 쿨링팬 파워 케이블을 분리합니다.
2) 컨트롤러 보드와 메인 보드를 연결하고 있는 흰색 케이블을 분리합니다.
2) 컨트롤러 보드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 4개를 풀고 보드를 본체에서 떼어내면 끝입니다.
마지막으로, 조립은 분해의 역순입니다.
※ 주의 !
컨트롤러 보드와 메인보드를 연결해주는 흰색 케이블을 분리했다가 다시 연결하고 나서 드림캐스트를 작동시키면 '날짜 설정 화면'이 뜹니다. 이는 드림캐스트 본체의 시각 (Timer) 설정 데이터를 유지시켜주는 컨트롤러 보드 쪽 '이산화망간 리튬 전지'의 전류가 일시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날짜 설정화면을 보셨다고 너무 겁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굳이 문제라고 할만한 부분이 있다면, 시간을 맞춰주기가 좀 귀찮다는 것, 그것 뿐이죠. CR2032 전지를 빼는 순간, 본체 램 (RAM) 메모리에 저장된 게임 세이브 데이터가 몽땅 날아가는 '세가 새턴'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가 아닐까요?
- 이상 '기억의 재활용' 끝.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컨트롤 포트를 청소할 때 필요한 도구들을 살펴보고 가겠습니다.

① **WD-40 (3,000 ~ 4,000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② 모가 휘어져서 못쓰게 된 칫솔 (그냥 버리지 마시고,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한두개 정도 놔두시면 좋습니다)
③ 드림캐스트 본체 (청소 대상)
** WD-40 의 주성분은 「솔벤트 + LPG + 미네랄 오일」입니다. 흔히 '방청 윤활제'라고 부르기도 하는 WD-40을 드캐 컨트롤 포트 청소에 이용하는 이유는 '세척 기능' 때문이죠. 컨트롤 포트 안쪽을 잘 보시면 금속 핀이 세가닥 씩 달려있는데, 이 금속핀은 공기 중에 포함된 수분과 만났을 경우 부식되기 쉽습니다. 금속이 부식된다는 것은 '녹이 슨다'는 문장과 동일한 뜻이며, 이렇게 녹이 슬어버린 금속핀은 드캐 컨트롤러 (패드)를 비롯한 각종 주변기기의 인식률을 떨어뜨립니다. 시간이 경과할수록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집니다.
** '더블유 디 사십 (WD-40)'이라는 제품명에는 이 녀석의 진정한 용도에 대한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WD-40의 WD는 Water Displacement, 즉 「수분 제거」를 뜻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오래된 문의 경첩처럼 삐그덕거리는 금속 부위에 WD-40을 뿌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실제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WD-40의 주원료 (약 50%)인 솔벤트는 일종의 용매제 역할을 하는 유독성 물질로, 유성 페인트를 희석할 때 쓰이는 화학약품입니다. 솔벤트가 1차적으로 부식된 부위의 녹을 제거하면, 역시 WD-40에 포함된 물질인 미네랄 오일 (전체 비중의 약 15%를 차지)이 2차로 그 자리에 얇은 막을 씌웁니다. 한마디로 기름 코팅을 해버리는거지요. 금속과는 궁합이 극도로 나쁜 수분을 제거하고, 이후로도 수분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WD-40의 원래 역할입니다. 다시 말해 WD-40은 「세척제에 가까운」수분 제거용 제품입니다.
** 사진 속에 나오는 드캐 컨트롤러 (패드)는 단순한 찬조 출연입니다.

드림캐스트 본체로부터 떼어낸 컨트롤러 보드를 한 손으로 붙들고, 다른 한 손으로 WD-40을 컨트롤 포트 4군데에 적당히 분사합니다. 포트 한개당 약 1초 ~ 2초 정도면 충분합니다. 많이 뿌려준다고 좋은 건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해 두십시오.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솔벤트 냄새를 많이 맡아야 할 의무는 없으니까요. 만약 위의 작업을 진행하시다가 어지러움과 같은 몸의 이상 증세를 느끼셨다면, 즉시 하던 일을 중지하시고 밖으로 나가서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쐬셔야 합니다. 이런 종류의 세척제 치고 유독성 물질이 아닌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WD-40은 겉으로 봤을때 가정용일지는 몰라도, 이 녀석이 실제로 수행하는 일은 공업용이나 다름없는 물건입니다.

WD-40을 뿌리신 다음, 이를 닦듯이 칫솔로 드림캐스트 컨트롤 포트를 열심히 닦아주십시오. 칫솔로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면, 남은 일은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컨트롤러 보드를 잠시 놔두고 컨트롤 포트에 묻은 WD-40이 마르길 기다리는 것 뿐입니다. 청소 끝~

참 간단하죠?
2008년 2월 13일
Dricas.Net 운영자 강군
** Dricas.Net의 관련 게시물 링크
- H/W 8 : 드림캐스트 렌즈 청소하기
** 덧붙여서
드디어 100번째 기념 게시물 (푸규루)을 사이트 메인화면에서 추방했습니다. 에헤라디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