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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8 05:48

H/W 10 : DC 컨트롤러 보드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들

드림캐스트 생산이 중단된 이후에도 6년간 지속되었던 세가의 애프터 서비스 (A/S)가 지난 2007년 9월 28일을 기해 완전히 종료되었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DC에 문제가 생겼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 DC 유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드림캐스트 애호가들 모두가 이 사태를 자력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관계로 오늘은 여러분들도 가끔 겪으셨을 법한, 드림캐스트의 컨트롤러 보드 관련 문제를 중심으로 글을 써 보겠습니다.  먼저 이 글을 쓰는데 도움을 준 문상환군과 동네 게임마트 사장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으로 말머리를 열어볼까요?




H/W 10  :  드림캐스트 컨트롤러 보드에서 생길 수 있는

2가지 하드웨어 트러블에 대해서




우선 '컨트롤러 (Controller)'라는 단어부터 정의하겠습니다.  게임기를 샀을때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주변기기인 '컨트롤러'의 대표적인 예로는 플레이스테이션2의 「듀얼쇼크 2 (DUALSHOCK2)」가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발음이 어렵고 어딘지 모르게 적응하기 힘든 '컨트롤러'라는 단어 대신, '패드 (Pad)'라고 부를 때가 더 많습니다.  사실 패드는 주로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조종하는 「방향키 (Directional Pad // 간단히 줄여서 'D-Pad')」 등을 가리킬 때 더 많이 쓰이는 단어로써, 조이패드(JoyPad) 또는 게임패드(GamePad) 처럼 게임기용 조종기를 지칭하는 보통 명사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아주 틀리다고는 할 수 없는 용어입니다.  그렇지만 패드에는 '조종한다 (Control)'는 의미가 없으므로, 게임기 제작사들은 '컨트롤러'를 정식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코의 '타임 크라이시스'용 건콘도 실은 '건 컨트롤러'의 줄임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컨트롤러'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죠.


두번째로 설명할 단어는 '보드 (Board)'입니다.  이 글에서는 드림캐스트 본체의 컨트롤러 연결 포트를 포함하고 있는 'PCB 기판'을 뜻합니다.  본 사이트에서는 드림캐스트의 CPU와 메모리 (MEMORY), 사운드 칩과 그래픽 칩 등이 모두 박혀있는 기판은 '메인보드'로, 컨트롤러 연결 포트 쪽 기판은 '컨트롤러 보드'로 표기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보다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는 차원에서 제가 임의로 붙인 이름이라는 점에 주의하십시오.  (★ 세가에서는 '컨트롤러 보드'를 '서브 보드 // SUB BOARD' 라고 부릅니다)



오늘의 분해 대상 : 사쿠라대전 DC


주인을 잘못 만나서 고생하고 있는 '사쿠라대전 한정판 드림캐스트'가 오늘의 분해 대상 모델입니다.  사쿠라 드캐에 특별히 악감정이 있는건 아닌데, MIL-CD 비대응 제품이라는 이유로 허구한 날 뜯는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2 ~ 3 번 정도만 더 분해 / 조립을 했다가는, 바깥쪽 본체 케이스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 4개를 모두 교체해야 할 지도 모르겠군요.  분해를 할 때마다 전동 드라이버를 썼던게 탈이었습니다.  미안하다 사쿠라.    



드캐 컨트롤러 보드 사진


드림캐스트 본체에서 '컨트롤러 보드'를 떼어낸 후 따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컨트롤러 보드에서 생길 수 있는 하드웨어쪽의 이상 증세는 「보드에 달린 배터리 (충전지)가 방전되었을 경우」와 「드림캐스트 컨트롤러를 연결했는데도 본체에서 컨트롤러를 인식하지 못 할 경우」, 이렇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면 배터리 방전에 대한 내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때



배터리 방전시 화면에 출력되는 메시지

※ 드캐 본체의 언어 설정을 영어로 맞춰놨다면 왼쪽의 메시지가, 일본어일 경우에는 오른쪽 메시지가 뜹니다.  기본적인 날짜 세팅이 1998년 11월 27일로 되어 있는 이유는, 이 날이 드림캐스트 발매일 (일본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날짜 표시 순서는 언어 설정에 따라 달라지며, 영어는 미국 기준 (Month - Day - Year), 일본어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연도 - 월 - 일' 방식으로 표시됩니다.  유럽 드림캐스트는 유럽쪽 날짜 표기 방식 (일 - 월 - 연도, 우리와 정반대)을 따르고 있습니다.


드림캐스트를 한동안 전원이 꺼진 상태로 놔뒀다가 다시 부팅하면 이 화면을 보실 수 있는데, 이 화면은 ** ① 컨트롤러 보드의 배터리 (충전지)가 완전히 방전되었을 때 뜨는 일종의 에러 메시지로, 무시해도 크게 상관없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세이브 데이터의 날짜와 시각이 게임 진행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시맨'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고 계신 분들은 이 화면이 떴을 경우 반드시 현재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주셔야 합니다.  게임 세이브 파일에는 진행 상황 외에도, 해당 데이터가 저장되었을 때의 시간이 같이 기록되거든요.  제가 직접 시도해 본 적은 없습니다만, 본 사이트의 '질문 / 답변 게시판'에서 가장 많은 답글 수를 기록한 「이상한 던전 풍래의 시렌 외전 ~ 여전사 아스카 등장!」도 ** ② 드캐 본체의 시계가 로드해야 할 세이브 데이터의 시각보다 과거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을 경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정 세이브를 막기 위해 수시로 데이터를 체크하는 게임들 일수록, 드캐 본체의 시간 설정에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 ① 드림캐스트 내부 타이머는 배터리의 전원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본체에 공급되는 전류가 차단되더라도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까지는 현재 시각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비주얼 메모리와 마찬가지로 말이죠.  이런 식으로 별도의 전원 공급 장치 (배터리)를 제품에 포함시켜서 타이머 등 기본적인 설정 사항들을 유지시키는 제품의 대표적인 예로 '컴퓨터 메인보드'가 있습니다.  다만 컴퓨터 메인보드에는 이런 충전형 제품 대신, 세가 새턴 / 드림캐스트용 비주얼 메모리에 쓰이는 'CR2032' 전지가 들어갑니다.

    ** ② 예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드림캐스트 본체 타이머는 배터리가 방전되는 바람에 1998년 11월 27일로 리셋된 상태인데 반해, 막상 로드(Load)해야 할 세이브 데이터의 저장 시기는 2006년 12월일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물론, 대부분의 DC 게임에서는 이런 상황이 벌어져도 별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만약 세이브 데이터를 로드하면서 해당 파일의 저장시기와 드캐 본체 타이머의 현재 시각을 동시에 체크하는 '풍래의 시렌 외전' 같은 소프트라고 했을 때, '세이브 파일이 깨질' 위험성이 높습니다.  숫자에는 빠삭하지만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드림캐스트의 CPU가, 1998년 11월 27일에 2006년 12월 분 데이터를 로드하는 상황을 너그럽게 봐주지는 않을거라는 이야기입니다.  1998년 11월 27일 이전에 작성된 세이브 파일이라면 몰라도 말이죠.


컨트롤러 보드에 달린 충전지 사진 (산요)


드림캐스트의 컨트롤러 보드에 붙어있는 충전식 배터리는 동전 (Coin) 형태의 「이산화망간 리튬 전지 (MnO₂- Li // Manganese Dioxide Lithium Battery)」입니다.  사쿠라대전 드림캐스트에는 일본 산요 (SANYO)에서 만든 ML2430 모델이 들어있는데, 모든 드캐에 산요 제품이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가의 부품 수급 상황이 바뀔 때마다 산요 외에도 다른 회사 제품을 쓸 때가 많았으니까요.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이 녀석이 방전되었을 경우, 문제의 날짜 설정 화면이 뜬다는 겁니다.  다행히도 배터리의 방전은  '하드웨어 트러블' 수준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저 화면을 보셨다고 해서 안절부절 하실 이유는 없다는 것,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이 녀석은 CR2032 같은 일반적인 전지가 아니라, 충전이 가능한 (Rechargeable) 「충전지」라서 다시 충전해 주면 그만이거든요.  핸드폰 배터리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Q )  그럼 충전은 어떤 식으로 할 수 있는건가요?

A )  간단합니다.  드림캐스트 게임을 자주 플레이 해 주시면 됩니다.  드캐의 전원을 켜는 순간부터 컨트롤러 보드의 배터리 충전도 동시에 이루어지며, '드캐를 가동시키는 빈도가 높을수록' 날짜 설정 화면을 보게 될 확률은 낮아집니다.  허나 배터리 완충 (완전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과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걸리는 평균적인 시간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정확한 평균값을 알아내려면 컨트롤러 보드를 통과하는 전류의 흐름을 멀티미터기 (테스터기)로 일일이 측정해야 하는데, 이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부디 양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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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훈
2007-10-18 19:24
헉^^;; 드캐 컨트롤러를 게임도중 아무생각 없이 무작정 끼워넣던 생각이 나서 움찔하네요. 다음부터 조심해야겠어요.
최준희
2007-10-19 00:20
어흑.. 제 경우는 결국 저걸 교체해야 한다는 말이군요..ㅠ
홍원근
2007-10-19 14:57
저는 현재 하드웨어 트러블이 오히려 엑박쪽에 먼저 발생해서 고민이 많습니다. 드캐는 고장날까봐 여분 한대도 있는데 정작 여분도없는 비교적 신규 구입인 엑박의 dvd롬이 뻗어버리는 사태가.. 더군다나 미디어스테이션으로 쓰려고 개조를 거친물건인지라 as센터에 가져가지도 못하고 고민이 많습니다.. dvd플레이어로 못쓰는 엑박이 무슨소용이야..JSRF도 다깼는데..
강방호
2007-10-19 18:16
백승훈님 // 웬만하면 드캐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컨트롤러 연결 / 해제를 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꽃을 때나 뺄 때나 순간적인 과부하로 인해 쇼트가 날 확률은 반반이거든요. (써놓고 보니 답변이 참 이상야릇합니다;;)
강방호
2007-10-19 18:20
최준희님 // 예. 그렇습니다. OTL 청계천 전자부품 상가 전체를 이 잡듯 뒤지다 보면 나올 가능성이 있는 저항이긴 합니다만,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그렇잖아도 이 글을 쓰는 동안, 나중에 완성된 내용을 읽고 좌절하실 준희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습니다.;;;
강방호
2007-10-19 18:28
홍원근님 // 구 엑박 (XBOX)은 편법(!)적인 해결책이 많은 제품이라서, 자가 수리에 도전하는 쪽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게임기의 탈을 쓴 PC = XBOX 아니겠습니까. 삼성 DVD-ROM 으로 교체하시는 겁니다.
서장원
2007-10-19 21:42
드캐가 초기화? 되는게 바로 컨트롤러 보드의 전지때문이었군요. 이런 문제 생겼을때 중고드캐 사서 교환하는게 속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최준희
2007-10-19 21:57
제 경우는 또 하나 의문시되는게 아시다시피 아예 컨트롤러 보드를 교체했는데도 처음 몇분만 패드가 정상작동되더니 이후 교체한 보드마저 패드가 인식이 안되기 시작하는 초 난감한 상황이어서 말이죠. 이 경우는 결국 메인보드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파란색 저항에 과부하를 줘서 먹통이 되었다고밖에 할 수 없겠네요.
배현호
2007-10-20 10:27
하드웨어까지 해체하여 분석하시는 방호님의 드캐 사랑은 언제 봐도 정말 놀라울 따름입니다.
강방호
2007-10-20 13:47
서장원님 // 컨트롤러 보드 교체는 어디까지나 '배터리 수명이 다했을때'에 한해서 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입니다. 수명이 다했다는 확실한 증거 (이를테면 자주 돌려주는데도 매번 전원을 켤 때마다 날짜 설정 화면이 뜬다던가)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대로 사용하셔도 지장이 없습니다.^^
강방호
2007-10-20 13:59
최준희님 // 컨트롤러 보드를 교체하는 족족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전원부 기판 (파워 서플라이 보드)를 의심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전류의 흐름을 따져봤을때.. 교류 220V → 다운 트랜스 (100V) → 드캐 전원부 (교류 100V를 직류 3V로 변환) → 컨트롤러 보드에 전류 유입.. 이런 식이니까요. 진짜 문제는 메인보드가 아니라 전원부 기판 일지도 모릅니다.
강방호
2007-10-20 14:01
배현호님 // 드캐 덕후인걸요. ^^;; (갑자기 암울해집니다. OTL)
송택인
2007-10-21 21:06
제 드캐에 문제가 생기면 상단 이미지의 '드캐더미' 에서 한대 가져오고 싶습니다.
강방호
2007-10-21 22:53
저 '드캐더미'에 유럽 드캐를 추가시켜야 하는데 말이죠. ㅠ_ㅠ
홍원근
2007-12-21 10:18
제가 알기로 한국에서 a pile of dreamcast 라는 표현을 사용할 사람은 강방호님 한분 뿐인거 같습니다 -_-; 경이로울정도...
강방호
2007-12-21 19:20
아유 그럴리가요. 정말 엄청난 분들은 조용히 숨어서 지내시기 때문에 제가 유난히 튀어보이는 것 뿐입니다. 그나마 다른 분들과 절 비교했을때 '저만의 특이사항'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드림캐스트 한 우물만 판다는 것? 아마도 이 정도겠죠. ^^;;
황용근
2007-12-22 21:47
지나가다가 한 마디 남깁니다. 문제의 특수 저항은 회로도상으로 F1이라고 마킹되어 있는 건데요... 말씀하신 대로 과전류 차단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일반 저항이 아니라, Surge Resistor라고 부르는, 일정 이상의 과전류가 흐르면 자동으로 끊어지는 휴즈 기능이 있는 저항입니다 (다른 일반 저항은 과전류가 흐르면 단순히 타거나 녹거나 합니다. 화재의 위험이 있죠)
황용근
2007-12-22 21:48
아무튼 이 저항은 본문에 있는 대로 구하기가 어려우니 저게 나가면 다른 부품으로 대치를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는 5~10옴 사이의 용량값을 가지는 1~2w급 산화금속 (메탈 글레이즈드) 저항으로 하는 방법이 있으나 위에 적힌 내용대로 화재/과열로 인한 회로손상의 위험이 있으니 권장하지 않습니다
황용근
2007-12-22 21:51
다른 방법으로는 (해외 modder들이 추천) 5옴~10옴 사이의 온(On) 저항값을 가지는 폴리스위치(PolySwitch, 회복 가능 휴즈)로 대치하는 방법입니다. 폴리스위치도 휴즈랑 똑같이 과전류 차단 기능이 있는데, 이놈이 휴즈나 서지 저항과 다른 점은 과전류로 차단된 이후에 정상 상태로 얼마간 놔두면, 스스로 회복이 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과전류 상황이 되서 차단되어도, 전원을 끄던가 해서 좀 방치해 두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저는 드캐가 없어서 실제 확인을 해 보지 못했지만, 이 방법이 가장 현실성 있는 방법 같군요
강방호
2007-12-23 00:04
자세한 답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확한 이름이 '휴즈 저항'이었군요. 제가 들었던 대처법 중 하나는 '구리선 가닥'을 기판의 F1 자리에 대신 납땜하는 방식이었는데, 전원 차단기와 비슷한 기능을 가진 그런 휴즈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안정성이나 재활용 / 유지보수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봤을 때 그쪽이 훨씬 탁월한 선택이겠네요.^^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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