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의미가 있건 없건 간에, 계속해서 반복되는 음계와 가사는 사람의 무의식 속을 파고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예전부터 우리 일상생활과 함께 했던 광고 속 CM송입니다. '레~레~레~레모네이드~~~' //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무이자~' // '살균 세탁 하셨나용~~~~' // '깜찍이 깜찍이 깜찍이~' .... 소비자들이 이런 종류의 노래들을 달가워하지 않는 사실과는 관계없이, 잠시동안의 노출로도 확실한 중독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광고주들과 광고회사들은 잊을만 하면 이런 광고들을 수없이 찍어냅니다. 어차피 이 사람들이야 해당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서 매출로 연결시키면 그만이니까요. 특히 내수시장의 극심한 침체가 지속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요즘들어 이런 광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 오늘 할 이야기가 광고냐구요? 음.. 광고는 아니고 뮤직비디오입니다.
PS1 (4) : '전차로 GO!' 뮤직비디오
'전차로 GO! (電車でGO!)'는 1980년대 후반 우리나라 오락실을 강타했던 '보글보글 (BUBBLE BOBBLE, 1986)' 과 건슈팅 게임 '오퍼레이션 울프 (OPERATION WOLF / オペレーションウルフ, 1987)', 그리고 전설적인 아케이드 게임인 '스페이스 인베이더 (SPACE INVADERS / スペースインベーダー, 1978)' 를 만든 일본 게임 제작사 타이토(TAITO)社가 1997년에 아케이드용으로 내놓은 지하철 // 기차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같은 해 12월 18일 플레이스테이션1 소프트로 출시되면서 '전차'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죠. 일본 TV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전차남 (電車男)' 이 세상에 나오기 9년전의 일입니다.
제가 처음 접했던 '전차로 GO!'는 PS1으로 등장한 전작의 속편, 즉 2편이었습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제가 유일하게 플레이했던 전차로 GO! 시리즈라 할 수 있겠군요. 플레이스테이션1 이후로는 이 게임을 해 본 적이 없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이 게임이 제게 미친 여파는 예상외로 컸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전차로 GO! 2'를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기억 덕분에, 드림캐스트용 버스 운전 시뮬레이션 게임인 '동경버스안내'를 좋아하게 되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전차로 GO!'는 제가 게임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자체가 실제 모델로 삼은 특정 대상을 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여기에 속한 게임들은 대부분 컨트롤러에 붙어있는 버튼 모두를 사용하는게 보통이고, 따라서 그만큼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요. 한마디로 조작하는데 있어 직관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차로 GO!는 그런 부분을 잊게 만들 정도로 매력적인 게임이었습니다. 기차 / 지하철 노선에 따라 특정 구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게임으로써의 완성도는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콩깍지가 씌인 사람들에게 원래 단점은 잘 안 보이는 법입니다)
★ 전차로 GO! 뮤직비디오의 노래 가사
영상을 보시기 전에 먼저 가사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늘 말씀드리는 사항입니다만 제 일본어 실력은 가나 읽는걸로 끝입니다. 이번에도 안되는 부분은 제 찍기 실력을 총동원해서 때려 맞춘 관계로, 오역한 부분이 있으면 주저하지 마시고 지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해당 문장의 우리말 발음까지 일일이 적는다는건 제게 고문이나 다름없는 일이라서 과감히 생략했습니다.
「동일본여객철도 회사 (JR東日本)가 운영하는 일본 도쿄의 신주쿠 / 이케부쿠로 / 아카바네 / 오미야 / 가와고에 등을 왕복하는 근거리 열차 노선」이라고 일본 웹에는 나와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전차로 GO! 제작협력사에도 JR 이름이 나오던게 기억나네요.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일본 지하철 야마노테선(山手線)은 우리나라 지하철 2호선에 해당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사이쿄우선은 우리와 비교했을때 몇호선쯤 될지 궁금합니다.
위의 영상은 검색도중 유튜브에서 발견했습니다. 영상 제목은 RUSH HOUR TRAIN IN TOKYO, JAPAN (JR Saikyo Line)이며, 출퇴근 시간의 사이쿄우선 승차 / 하차 상황을 촬영한 것 같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안내방송에는 이케부쿠로역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군요. 일단 서울시민이 천만명 / 도쿄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천이백만명 정도로 수도 부근에 몰려있는 사람들 수는 두 나라가 비슷한 만큼, 여기나 거기나 통근시간대에 혼잡한건 별 차이가 없는 듯 합니다. 그나저나 이놈의 유튜브, 별의 별 영상이 다 올라와 있네요. 어차피 이 영상도 유튜브 서버에서 삭제되면 본문에서 같이 지울 예정이라서 언제까지 이걸 참고용 영상으로 놔둘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중요한 사실 한가지. 이 영상은 제가 지금 다루는 뮤직비디오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저 '사이쿄우선' 이라는 단어가 노래 가사에 등장하기에 참고삼아 올린 것 뿐,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을 낚으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는 점을 확실히 밝혀둡니다.
홍원근님 // 원래는 이 뮤직비디오 대신 PS1으로 나왔던 '사루겟츄' TV 광고를 이야기할 계획이었지만, 제가 사루겟츄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고민 끝에 그냥 전차로 GO! 뮤직비디오를 선택했습니다. 영상 초반부에 잠시 등장하는 TAITO 음악스탭 (J.A.M+ZUNTATA) 세 명이 옛날 우리나라 그룹 '소방차' 느낌이 살짝 난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죠. M/V를 보면서 웃어주셨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