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3-18 03:27
2005/07/09 - 사랑니 (Wisdom Teeth)
고등학생 시절, 사랑니때문에 한동안 죽을 싸가지고 다니던 친구가 떠오릅니다. 그때만 해도 남의 일이었던 만큼 전 단순히 '사랑니를 뽑고 나면 이빨이 아파서 음식을 제대로 못 먹는구나' 라고 생각하는게 전부였죠.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정확히 10년 후, 제가 그 친구와 비슷한 꼴이 될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 정도면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시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 글은 전에 한 번 이야기했던 「벌레의 추억」과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징그러운 이미지를 싫어하신다면 얼른 사이트 상단의 드림캐스트 로고를 클릭하셔서 다른 글을 읽으시는 쪽을 권해드립니다.

다행히도 제 사랑니는 뽑기 쉬운 케이스였습니다. 뿌리가 여러갈래로 갈라진 것도 아니고, 뽑기 좋게 난 운 좋은 경우라고나 할까요. 마취 주사를 놓은 시점부터 치료가 완료될때까지 불과 15분 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태어나서 한번 뿐일지도 모를 사랑니의 경험,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일부러 치과에서 가져온 후 접사 촬영을 해봤습니다.

치과의사가 아니더라도 참 뽑기 좋은 뿌리모양을 자랑하는 사랑니라는걸 알 수 있는 사진. 이걸 보고 있으면 미국 공포영화 「덴티스트1 (The Dentist, 1996)」이 떠오릅니다. 그러고보면 치과야말로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가장 접하기 쉬운 곳인 동시에, 공포심을 유발하는 최고의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영구치 중 15개가 썩는 기록을 세워서 치과와 유달리 친한 저같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구요. (자랑이다 OTL)

사랑니를 뽑아본 경험이 있는 분들은 아실겁니다. 사랑니가 났을때 그 아픔이 어느정도인가를 말이죠. 하필 제 사랑니는 출생신고를 한 것만으로는 성에 안찼는지 충치도 덤으로 생긴 상태였습니다.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사랑니 뽑기 전날까지 며칠간 잠을 설쳤습니다. 의사선생님도 그러시더군요. "아니, 이빨 닦을때 안 아프던가요?" 아픈 정도가 아니라 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태어나서 치과 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건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좀처럼 보시기 힘든 이빨의 내부 단면도를 보고 계십니다. 썩어있다는게 정상적인 이빨과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제가 둔하긴 둔한 모양이네요. 저 지경이 될때까지 참고 있었던걸 생각하면 입에서 바보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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