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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8 05:32

ETC 11 : 몰라도 상관없는 빌게이츠의 다른 어록

몇년 전 「빌 게이츠 어록」이라는 이름하에 '빌게이츠가 인생선배로서 고등학생들에게 충고한 내용'이라는 설명이 붙은 10가지 이야기가 인터넷을 점령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지금은 많이 그 기세가 꺾였지만, 며칠 전 다음(Daum) 메인화면에 들어갔다가 '인기 검색어 목록'에 또 다시 이 내용이 등장한 걸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정말로 빌 게이츠가 이런 말들을 했을까?」  일단 궁금한 게 생기면 참지 못하는 제 성격상, 이 '어록'의 진위여부를 알고 싶은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이글루스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 들풀(deulpul)님의 글을 발견했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정말 꼼꼼하게 조사하셨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한 설명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이런 글을 3년전에 쓰셨던 들풀님께 찬사를 보내면서, 지금 이 자리에 링크합니다.


『난데없이 떠도는 빌게이츠의 어드바이스』(링크)


글을 쓰기 전에 먼저 알려드릴게 있는데, 제가 이야기할 내용은 저 '어드바이스' 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혹시 잊어버리신건 아니겠지요?  여기는 도리캬스닷넷, 다른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드림캐스트를 붙들고 혼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강군의 사이트입니다.  이 곳에서 다루는 컨텐츠 자체가  '일반적' 인 것들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뜬금없이 빌 게이츠를 주제로 삼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실 분들을 위해 지금부터 저만의 엄한 글을 시작합니다.




몰라도 상관없는 빌게이츠의 다른 어록



XBOX360을 시연중인 빌 게이츠





1. 640K ought to be enough for anybody.
    640K of memory should be enough for anybody. (1981)


** 「640KB (킬로바이트)면 누구에게나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다.」 (1981년)


26년째 사람들 사이에서 굳건하게 회자되고 있는 「빌 게이츠 실언」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발언입니다.  이 발언에 대한 빌 게이츠의 해명을 들어보실까요.


I've said some stupid things and some wrong things, but not that. No one involved in computers would ever say that a certain amount of memory is enough for all time... I keep bumping into that silly quotation attributed to me that says 640K of memory is enough. There's never a citation; the quotation just floats like a rumor, repeated again and again.  - Bloomberg Business News // 19 January, 1996

(제가 한 말 중에는 실언도 있었고 틀린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이건 아닙니다.  이쪽 업계 종사자 중에서 그 정도의 메모리 용량이 충분하다고 말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메모리 용량은 640K 면 충분하다' 는 바보같은 발언의 당사자가 자신이라는 이야기와 줄곧 싸워왔습니다.  마치 근거없는 소문이 떠돌듯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인용되는 저 발언은 결코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 1996년 1월 19일, 블룸버그 비즈니스 뉴스 보도)  


640KB라 하니 여러가지가 생각납니다.  먼저 1990년에 부모님께서 제게 사주셨던 IBM 286 PC, PS/2 기종의 메모리 사양이 고작 1MB (하드디스크는 40MB)였다는 사실과 MS-DOS 시절 메모리 관리 능력의 한계가 640KB 에 불과했던 점 등등...  저 '소문'의 근원지는 당시 미국의 한 일간지였는데, 빌 아저씨가 직접 나서서 저런식으로 해명했기 때문에 현재는 「Misattribution (잘못 인용된 발언)」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부를 따지자면, 빌 게이츠는 실제로 저런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그가 했던 말로 포장되어 너무나 오랜기간 동안 유명해질대로 유명해진 사례이기 때문에 일부러 포함시켜 봤습니다.  악의적이라고 하셔도 변명하진 않겠습니다.  '악의'가 전혀 없는건 아니거든요.



2. We will never make a 32-bit operating system, but I'll always love IBM. (1983)  - At the Launch of MSX

** 「마이크로소프트는 결코 32비트 운영체제를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늘 IBM을 지지할겁니다.」 (1983년 MSX 시스템 발매 당시)


빌 아저씨.  그럼 기존의 윈도 시리즈는 어떻게 설명하시려구요?  OTL



3. I believe OS/2 is destined to be the most important operating system, and possibly program, of all time.  As the successor to DOS, which has over 10,000,000 systems in use, it creates incredible opportunities for everyone involved with PCs. (1987. 11) - OS/2 Programmer's Guide

** 「저는 앞으로 OS/2 가 가장 중요한 운영체제이자, 가능성을 가진 프로그램이 될거라고 믿습니다.  이미 천만대가 넘는 PC에서 사용중인 DOS의 후계자로써, OS/2 는 PC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놀라운 기회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1987년 11월, OS/2 프로그래머 가이드 북


IBM 이야기가 나왔으니 IBM과 관계가 있는 빌 게이츠의 발언 한가지를 더 추가하겠습니다.  OS/2 는 「Operating System 2」의 약자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으로 개발하여 1987년 4월에 판매하기 시작한 컴퓨터 운영체제입니다.  1996년경 고등학교 동창인 최모군이 제게 OS/2 워프 (OS/2 WARP, OS/2 Ver.3.0 : 1994년 출시)가 의외로 쓸만하다고 이야기하던 기억이 나네요.  일단 그건 그렇다치고, 현재 윈도 (Windows)가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싹쓸이한 상황에서 IBM이 저 말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합니다.  하필이면 '가이드북' 처럼 기록이 두고두고 남는 인쇄물에 어쩌자고 저런 립서비스를 하셨나요 빌 아저씨.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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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훈
2007-01-29 14:36
에잇. 제길 나쁜놈 ㅠㅠㅠ apple의 OS를 따라해놓고 잘먹고 잘사는 사람 ㅠㅠ 저사람 드캐를 표본삼아 엑박을 만들었으니 T_T
강방호
2007-01-29 22:13
'따라했다'는 점에서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또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원래 컴퓨터용 마우스와 매킨토시의 GUI는 미국 제록스(Xerox)가 원조였는데, 마침 스티브 잡스가 제록스 연구소를 방문했을때 그걸 보고 매킨토시에 적용시켰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빌게이츠가 1998년 5월의 드림캐스트 제작발표회에서는 저런 연설을 해놓고 1999년 XBOX 개발에 들어갔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당시 세가의 모그룹인 CSK 회장이었던 故 오오카와 이사오씨가 대노했다고 합니다. 열받을만도 했죠. ㅠ_ㅠ
최준희
2007-01-31 22:10
그런데 오오카와 회장이 그 이후 Xbox와 드림캐스트의 연동을 시도하려 MS측과 수차례 접촉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빌횽한테 막 발매된 PS2까지 선물로 보내줬다고 하던데 결국 결렬되었다는 것으로.. 이 사건의 진위 여부가 어떻게 확인이 가능하겠습니까??
강방호
2007-02-01 01:04
그 이후 오오카와 회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저 이야기를 본 것은 현재 「시맨2 ~ 북경원인 육성키트」의 홈페이지인 www.seaman.tv 사이트에 몇년 전 올라왔던 세가 관계자의 '오오카와씨에 대한 회고록'에서 알게 된 내용입니다. 답변은 아닙니다만, 2003년 1월 2일 '도서출판 푸른 미디어 (현재 사명은 '푸른산')' 에서 발행했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도전 : XBOX와 게임의 미래 (Opening the X-Box, Inside Microsoft's plan to unleash an entertainment revolution) // 딘 다카하시 지음, 허준석 옮김 - ISBN : 8971751193 』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가 읽은 적은 없으나 XBOX 탄생비화에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만큼 한 번 참고해보시는건 어떨까요.
백승훈
2007-02-07 06:04
결론은 빌게이츠 나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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